가슴의 일부분만을 가리고 노출을 과감하게 한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은 오인혜가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옷 하나로 뜨려고 하는 노출증 환자”로 취급하는 원색적인 악플이 쏟아졌습니다.
악플과 비난이 넘쳐나자 오인혜는“배우라면 영화제에 대한 꿈이 있잖아요. 쉽게 넘어가고 싶지는 않고 사진 한 장이라도 찍혔으면 하는 마음에 신경을 썼어요. 협찬하겠다는 드레스숍이 없어 의상팀 언니 소개로 웨딩숍을 찾았는데요 가서 보자마자 ‘이 것 밖에 없겠구나’ 해서 고른 드레스가 바로 그 드레스였습니다. 경험이 없어서 잘 몰랐어요”라고 해명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연출됐습니다.
악플과 비난이 쏟아졌지만 노출 하나로 일시에 ‘오인혜’라는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배우들이 영화제 같은 특별한 행사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를 인정했기에 오인혜에 대해 이해하자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왜 하필이면 여배우의 존재감을 노출을 극대화한 의상으로만 드러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2011년 부산영화제 이후에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오인혜처럼 노출의상으로 단번에 존재감과 이름을 알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영화제에서 신인 여배우들의 노출경쟁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4월에 열린 전주영화제에서의 유소영, 그리고 지난 10월 부산영화제에서 배소연은 작심하며 노출패션의 원조 오인혜를 압도하려는 듯 파격 노출로 대중과 대중매체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같은 여배우들의 노출경쟁을 한번쯤 영화제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욕구로 이해하려고 했던 대중은 서서히 노출충격 마케팅으로 간주하면서 비난과 비판을 본격화했습니다. 일부에선 연기자가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진정한 존재감을 심는 대신 자극적인 일회용 충격노출, 성의 상품화로 대중의 눈길을 잡는 것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노출패션의 본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인 여배우가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3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 등장한 하나경은 자극적인 노출로 단번에 눈길을 잡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서 넘어지면서 가슴까지 드러나는 대형 노출사고(?)까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더 이상 노출을 통한 여배우 존재감 드러내기에 인정적 시선을 보내는 대신 차가운 비판의 칼날을 날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노출패션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신인 여배우에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노출 의상에 신경 쓸 시간에 연기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더 하시라고요. 그래야 대중에게 연기자로서 진정한 존재감을 심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