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노동계는 3일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 폭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시한 노동집약 산업과 중소기업 임금 15% 인상안을 거부했다.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맹(KSPI) 익발 사이드 회장은 “연맹은 자카르타 지역의 내년도 최저임금 44% 인상에 대한 유예 허용과 정부가 제안한 15% 인상안 모두 거부한다”고 말했다.
익발 KSPI 회장은 “주지사가 정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기업이 지키지 않는 것은 위법행위일 뿐 아니라 유예신청을 하더라도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집단적 방식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최저임금을 153만 루피아(약 17만3000원)에서 220만 루피아로 44% 인상한 뒤 기업의 대량해고와 폐업 우려가 커지자 노동집약적 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노사합의를 전제로 임금 인상 유예를 허용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서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지난해보다 40~5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자카르타와 인근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해마다 임금이 급등하면서 그동안 낮은 임금 수준으로 해외 기업들을 끌어들였던 인도네시아의 매력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경영자총회와 한국상공회의소(Kocham) 등 경제단체들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될 경우 봉제업계 10만 명, 신발업계 3만 명, 전자업계 1만 명 등 총 14만 명의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생산비 중 임금의 비중이 높은 봉제 하청업체들의 경우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고 경영자가 도주하는 사태도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경제관료들과 최저임금 관련 특별 회의를 열어 섬유·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산업에 대해 임금 인상 유예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무하이민 이스칸다르 인력이주부 장관은 “새로운 최저임금이 부담된다면 해당지역 주 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며 “주 정부가 각 기업의 재정 현황 등을 검토해 임금 인상 유예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