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화 8% 절상…내년 원ㆍ달러 1,040원대 전망

입력 2012-12-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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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상속도 둔화 전망…내년 외화시장 키워드는 `엔저'

2012년 서울 외환시장이 28일 폐장한다.

올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국제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에 힘입어 원화절상 속도가 빨라졌고, 원ㆍ달러 환율은 단숨에 1,070원선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환율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대내외 악재에도 예전처럼 출렁이지 않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1,04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원화강세, 환율 변동성ㆍ거래량 축소

올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원화 강세 현상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지난해 말(1,151.8원)보다 79.6원 내려간 1,072.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올해 1,157.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뒤 점차 하락해 1분기 내내 1,100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2분기 들어 그리스발(發)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점차 상승했다.

특히 5월16일에는 연립정부 구성 실패에 따른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우려가 불거져 하루만에 11.60원 급등한 1,165.7원까지 상승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1,185.5원으로 연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화 강세의 외형적 요인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화하고 유로존 경제위기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영향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를 부양하고 자국 통화를 약세로 유지하고자 앞다퉈 돈을 푼 것이 원화 강세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돈 풀기 경쟁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6일(현지시각)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는 단기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시행하기로 했다.

일주일 뒤인 9월13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QE3) 계획을 발표해 선진국발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일본도 가세했다.

일본은행(BOJ)은 9월19일 자산매입기금을 기존의 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10조엔 늘리는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놨다.

결국 연고점을 찍은 지 넉달여만인 10월 들어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저점을 갈아치웠다.

10월25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100원선이 깨지며 1,098.2원을 기록한 원ㆍ달러 환율은 9거래일만인 11월7일 1,090원선을 무너뜨렸고 12월10일에는 1,080원선을 하향돌파했다.

선진국의 `돈 풀기' 경쟁 속에 달러화로 환산한 원화 가치는 1년 사이 7.86% 절상됐다.

이 같은 원화절상 이외에 두드러지는 특징은 환율 변동성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장중 환율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올해 장중 환율 변동폭이 10원 이상이었던 날은 사흘에 불과했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소식이 알려진 이달 12일 환율은 장중 환율 변동폭은 3.9원이었고,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12월19일 환율이 장중 26.8원이나 `널뛰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거래량도 줄었다.

올해 하반기 평균 은행간 현물환 거래량은 81억4천800만달러(외국환 중개사 경유분 기준)로 지난해 하반기 평균인 93억5천900만달러보다 12억1천100만달러(12.94%) 줄었다.

◇외국계 IB "내년에도 원화 강세 이어질듯"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내년에도 지속돼 원ㆍ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1,000원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가 `상수'가 된데다 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내년 3분기에 1,048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10개 선물회사와 은행들도 내년 4분기 원ㆍ달러 환율이 1,041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예상대로 완만하게 회복되고 중국 경제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 아시아 통화 절상률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원화 절상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화 절상 속도는 올해보다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달러화가 1,050원 전후로 추가 하락에 대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원화 절상에 따른 서비스수지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율 하락 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외환시장 키워드 `엔화 약세'

달러 약세와 함께 내년 외환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현상은 바로 엔화 약세 현상이다.

이달 새로 들어선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무한 양적완화를 통해 엔ㆍ달러 환율을 세자릿수, 즉 현재의 달러당 85엔선에서 100엔선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했다.

실제로 원ㆍ엔 환율은 올해 초 100엔당 1,490원대 중반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6월까지 1,500원선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약세로 전환한 원ㆍ엔 환율은 이달 27일 들어 1,240원대까지 떨어졌다. 2010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지영 연구원은 "사실 내년 외환시장의 `키워드'는 원ㆍ엔 환율이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원ㆍ엔 환율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상황은 아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지기 전인 2010년 초에는 100엔당 1,170원대였던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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