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조직 개편과 조각을 앞두고 관가가 뒤숭숭하다.
차기 장관 인선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지면서 누가 수장으로 올 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이들 부처 공무원들이 원하는 장관의 조건은 무엇일까. 전문성, 인품 등 보다는 대통령과 직접 전화하거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이다. 실세 장관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장관으로 올 사람은 박근혜 당선인과 허물없이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좋다”며 “현안이 생겼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대통령과 통화해 소신 있게 해결하지 않으면 결제를 받기 위한 보고체계가 복잡해 때에 따라서는 두 달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권에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KDB산은금융그룹 회장은 대통령 재가를 받아야 할 사항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해결해 업무 처리가 빨랐다”고 소개햇다.
다른 부처의 한 공무원은 “정부 조직은 거대한 톱니바퀴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큰 방향과 필요할 때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장관이 필요하다”며 “정권의 눈치를 보는 장관보다는 대통령과 대등하게 얘기하면서 소신을 펼 수 있는 장관이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관가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경제부총리, 복지부총리, 외교·안보부총리 등 부총리제를 도입해 참여정부 때로 사실상 회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부총리제 부활은 최근 박 당선인이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한 비효율성 문제를 책임지고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힘을 얻고 있다.
인수위는 늦어도 오는 16일까지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한 후 다음달 초까지 새정부 조각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 개편은 박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해양수산부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조직 설치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