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한 아이돌 가수 매니저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다. 지난 12일 MBC ‘음악중심’은 3.8%(AGB닐슨코리아), 11일 KBS2 ‘뮤직뱅크’ 4.0%, 13일 SBS ‘인기가요’ 4.4%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5%도 넘기 버거운 수치다. 인기가 추락하는 음악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가수들에게 의미 있을 리 만무하다. 시청률 하락과 방청객 감소를 고심하던 때도 3~4년 전 일이다. 음악 프로그램 시청률은 어느새 관심 밖이다.
음악 프로그램 범주 안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적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SBS ‘일요일이 좋다’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K팝스타’의 코너 시청률은 ‘일요일이 좋다’ 시청률 16%를 웃돈다. MBC ‘위대한 탄생’도 다소 저조하지만 6.4% 성적으로 음악 프로그램 수치보다는 높게 기록된다. 가수들의 가창 경연 프로그램인 KBS2 ‘불후의 명곡’은 10.5% 성적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수들은 음악 프로그램보다 경연 프로그램 및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더 선호한다.
한 가수의 매니저는 “음악 프로그램은 사실 형식상 나갈 뿐이지 큰 의미는 없어요. 차라리 예능 프로그램 하나 더 잡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가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또 시청률이나 프로그램 인기,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해되는 상황이에요. 가수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다 보니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출연에 더 목을 맬 수밖에 없어요”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시청층이 두터운 KBS1 ‘전국노래자랑’은 압도적인 시청률로 음악 프로그램을 호령했다. 지난 13일 시청률 14.3% 성적을 낸 ‘전국노래자랑’은 수년째 거의 매주 큰 변화 없이 14~15%대를 유지해 오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의 뒤를 이어 SBS ‘도전 1000곡’도 일요일 오전 시간대 편성이라는 패널티를 딛고 9.5% 성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 ‘전국노래자랑’이나 ‘도전 1000곡’은 중장년층의 고정 시청자가 큰 변화 없이 같은 시간에 TV 시청을 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 가수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 시청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젊은 시청자들은 음악 소비의 창구가 많아졌다. 음악 소비 패턴이 인터넷, MP3, 스마트폰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굳이 같은 시간에 TV 앞에 앉아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을 겨냥한 음악 프로그램 포맷은 이제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