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펀드시장에 불어닥칠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펀드슈퍼마켓 도입이다.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펀드를 구매할 수 있는 개방형 판매채널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다양한 펀드를 저렴하게 고를 수 있고 운용사 입장에선 판매사들의 눈치를 안보고 대표 펀드를 투자자들에게 권유할 수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도 온라인 기반의 개방형 신 판매채널인 펀드슈퍼마켓 구축 의지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에 벌써부터 자산운용업계 내부적으로는 펀드슈퍼마켓 도입 실효성에 대한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4일 대형사, 소형사, 독립계, 외국계 등 20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집합투자위원회’를 열고 펀드슈퍼마켓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다수의 운용사들은 저비용 판매채널에 대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적극 수용해 펀드슈퍼마켓 구축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최초로 도입되는 한국형 펀드슈퍼마켓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선행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독립계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슈퍼마켓의 성공 과제는 결국 기존 온라인 펀드몰과의 차별화”라며 “각 운용사들의 펀드 판매에 대한 공공성과 독립성은 물론 고객들이 해당 펀드에 관한 다양한 정보 수집이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실제 기존에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선보이는 온라인 펀드몰도 저렴한 보수를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는 기존 온라인펀드몰의 경우 계열사 위주의 상품판매 비중이 높은데다 뚜렷한 차별성 없이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 끌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기존 펀드몰이 제공하는 단순 펀드 수익률 같은 정량 평가 외에도 펀드매니저의 장기 운용 성과 등 정성적 평가 등도 같이 제공해 차별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며 “이밖에도 은행 지주사 등 대형 판매사들이 공동 출자를 진행해야 운용사들이 판매사들의 눈치를 안 보고 펀드슈퍼마켓 구축에 더 진지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논의 중인 펀드슈퍼마켓은 운용사는 물론 증권사와 정책 금융기관 등이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안을 가닥잡았다.
당초 올 상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 준비 사항과 의견 수렴 등 여러 가지 제반 사항을 고려해 오는 9월을 목표로 작업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펀드슈퍼마켓’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컨설팅 업체 두 곳을 선정해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컨설팅 작업 후 펀드슈퍼마켓 법인 설립 전에 지분 참여 의사가 있는 운용사나 기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