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52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780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52.9% 각각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이로서 3분기 연속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8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1분기 호실적은 IM(IT·모바일)사업부가 이끌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11.1% 늘어난 7000만대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약진은 최근 산업계 이슈로 떠오른 엔저 현상에 상대적인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쟁업체와 핵심기술 격차가 크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이끌어낸 IM사업부가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와 철강 등 ‘엔저 현상’에 타격을 입었거나 생산체제 전환, 원자재 가격 추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에 매출 21조3671억, 영업이익 1조868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차의 전체 매출은 판매대수(117만2000대)가 9.2% 늘어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0%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제조업 가운데 유례없이 영업이익 비율이 두 자릿수(10.2%)를 기록했던 현대차는 이 비율이 1.7% 포인트 줄어 8.7%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했다.
원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생산량이 줄었다. 일부 수출물량에 차질을 빚으면서 마진율이 높은 해외판매가 줄었다. 둘째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점도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해외 주요거점에서 일본차에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엔저를 앞세워 가격경쟁력을 키운 일본차는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가 마진을 톡톡히 챙겨온 주력제품군에서 다시 약진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판매가 늘어 매출은 늘었지만 돈 되는 차는 많이 팔지 못했다는 의미다. 현대차 이원회 재경본부장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올해 초 예상치보다 전체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는 작년 2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매출이 4분기 연속 줄었고, 영업이익도 동반 하락했다. 포스코의 1분기 매출은 14조5820억원, 영업이익은 7170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보다 10.6%, 4.7%씩 감소했다. 매출의 경우 두 자릿수 이상이 감소하면서 최근 철강업계의 불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엔저 현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주요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최근 엔저로 포스코의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각 기업별로 일본의 전략 수출품목과 겹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엔저 타격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이 개선된 수익성을 토대로 근본적인 고부가가치 경쟁력을 높이면 환율보다 더 큰 리스크가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