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탈퇴론 고조…“대처도 탈퇴 원했다”

입력 2013-05-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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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EU를 변화시켜 남는 게 국익에 도움”

지난달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생전에 영국이 EU를 떠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영국 보수진영에서 유럽연합(EU) 탈퇴론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대처 전 총리의 전기작가인 찰스 무어는 최근 주간지 스펙테이터 기고에서 “고인이 1992년 유럽통합에 관한 마스트리흐트 조약 체결 시점에 이미 영국은 유럽을 떠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처 전 총리는 당시 총리직에서 물러난 입장으로 이같은 시각을 밝히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어는 “대처 전 총리는 반대 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보좌진의 의견에 따라 EU 탈퇴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계획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대처 전 총리는 2002년 출간된 회고록에서 “영국이 EU를 원하는 것보다 나머지 EU 회원국이 영국을 더 원하기 때문에 영국의 EU 탈퇴는 생각할 수 없다”는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대처 전 총리가 EU 탈퇴를 지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권 보수당은 EU 탈퇴 강경론에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클 포틸로 전 국무조정실장과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영국의 EU 탈퇴는 불가피하다”면서 EU 탈퇴 논의를 총선 이후로 미루려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포틸로 전 국무조정실장은 “캐머런 총리의 EU 협상론은 진실성 없는 책략”이라며 “즉시 EU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시장 역시 “EU와의 협상이 실패할 것에 대비해 탈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처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슨 상원의원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오히려 경제적 기회가 커질 것”이라며 EU 탈퇴론을 촉발했다.

보수당의 EU탈퇴론이 거세지면서 자유민주당과의 연립정부 관계를 계속 유지해 재집권을 노리는 캐머런 총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EU 잔류를 지지하는 자민당을 차기총선 이후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가운데 소속당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캐머런은 이날 런던 글로벌 투자콘퍼런스에서 “비관론자들은 개혁이 어려우니 EU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지만 EU의 조직을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으로서는 EU를 개혁해 전 세계와 긴밀하게 연결된 국가로 남는 게 이익”이라면서 “EU 개혁이 먼저고 영국이 EU에 남을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그다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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