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무리한 속보경쟁으로 오클라호마주 무어를 강타한 토네이도 관련 보도에 대한 ‘오보 참사’가 속출하고 있다.
CNN과 AP통신 등 주요 언론은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주를 강타한 20일(현지시간) 3시께 최소 3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2시간 뒤에는 사망자가 51명으로 늘었으며 21일 새벽에는 91명으로 치솟았다. 주요 언론은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해 피해를 당한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정부가 나서 피해 복구에 나서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오클라호마시티 검시소 측은 그러나 오전 8시께 사망자 수를 최소 24명으로 공식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형 재난이 평범한 토네이도 피해로 바뀐 것이다.
일부 언론은 검시소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토네이도로 전화선이 끊어져 관계 당국과의 정보 공유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정부는 이에 대해 부지사의 발언을 인용해 “재해 대응 시스템은 원활하게 작동했다”며 반박했다.
미국 언론의 오보 소동은 한 달 전 발생한 텍사스주 비료공장 폭발사고 때 불거졌다.
AFP통신 등 일부 언론에 따르면 폭발 사고 발생 수시간 후 약 80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으며 보스턴 테러에 이은 추가 테러일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폭발이 나자 안전지대로 대피한 주민들까지 사망자에 포함시킨데 따른 오보였다.
미국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는 지난 봄 한국에도 큰 타격을 줬다.
CNN은 익명의 군 관리를 출처로 미군이 한반도에 새로운 전력을 전개했다고 보도해 한반도에 전쟁이 터질듯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한 언론학 교수는 “미국 언론에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면서 “인터넷 보도매체의 폭증과 소셜 미디어 확산, 언론사 경영난이 부른 폐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