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6일 오전 부산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A330 항공기가 운항 중에 새와 충돌했다. 다행히 무사히 제주공항에 착륙했지만 엔진 입구 덮개 수리비만 약 5600만원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후속 항공편 2편이 결항되고, 1편은 2시간 이상 지연 운항되면서 모두 1억여원에 가까운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처럼 ‘버드 스트라이크’로 불리우는 ‘항공기와 새 충돌’로 인해 항공사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2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발생한 항공기 조류 충돌은 2010년 149건, 2011년 151건, 2012년 156건, 2013년 현재까지 70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조류 충돌로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는 매년 정비비, 항공기 지연에 따른 영업손실 비용 등을 포함해 수 십억원에 달한다. 우선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 개당 3000만원이 훌쩍 넘는 회전 날개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회전날개 여러 개가 손상이 갈 경우 수 억원의 수리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운항차질로 승객들이 입게 되는 피해까지 포함하면 경제적 손실의 폭은 더욱 커진다. 매년 8월부터 11월까지가 전체 조류 충돌의 60% 이상이 발생하는 기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류 충돌이 항공기 안전운항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항공기 전방의 안테나 덮개는 외부 충격에 강한 복합소재로 제작돼 있어 수십 톤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를 비롯한 외부 이물질이 엔진에 들어가도 내부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엔진의 경우 제작 초기 단계부터 조류 충돌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3.65kg에 달하는 큰 새를 실제와 똑 같은 조건에서 유입시켜 테스트를 시행, 이를 통과해야만 실제 항공기에 장착해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류 충돌이 안전운항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해가 큰 만큼 관계기관과 항공사가 힘을 합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류 충돌 예방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