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기 대표의 시신은 29일 오후 4시10분경 서울 서강대교 남단 교각 사이에서 발견, 구조대에 의해 15분 만에 인양됐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 영안실 6호에 마련된다.
성재기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와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남성연대 부채 해결을 위해 1억원을 빌려달라"며 한강 투신을 예고한 뒤 다음날 실행에 옮겼다.
이번 성재기의 예고 투신 사망은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새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성재기 대표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대국민 퍼포먼스를 벌였고, 결국 사망해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죽음을 방관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의 투신 현장에는 남성연대 관계자와 방송사 카메라 기자도 함께 있었던 사실이 알려져 자살 방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투신 예고에도 불구하고 선정적인 보도에만 열을 올렸던 언론들도 보도윤리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국민 역시 성재기 대표의 예고 투신을 접하고 그가 실제로 투신할 것인지 반신반의하면서도 내기를 하듯 그의 투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누구 하나 나서서 그의 투신을 막지 않았다. 막상 그의 사체가 발견되자 뒤늦게 반성하는 목소리가 강할 뿐이다.
◇두 번째는 성재기의 예고 투신을 모방한 투신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지난 26일부터 성재기 대표의 투신 장면을 찍은 사진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그가 투신한 장소를 비추며 '투신장소 성지순례'라고 적힌 낙서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심신이 미약한 사람이나 재정난에 처한 사람이 목숨을 담보로 모방 충동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지각없는 행위였다는 지적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그런 위험한 퍼포먼스 자체는 절대로 옹호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성재기 대표의 예고 투신이 생명 경시 풍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재기 대표는 투신 전날인 26일 남성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성재기, 내일 한강에 투신하겠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제 목숨을 담보로 하여 감히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로 시작해 남성연대가 그동안 겪어온 설움과 재정난을 장황하게 설명, 이어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한강에 투신하겠다고 적은 뒤 국민에게 십시일반으로 1억을 빌려달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글 내용으로만 보면 그의 투신은 시민들의 모금 참여 여부, 모금액 규모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자신은 모금 결과가 어떻든 한강에 투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언뜻보면 대국민을 상대로 1억원을 당장 내놓지 않으면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철없는 40대의 협박으로만 받아들여진다.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생명경시 풍조가 도를 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재기 예고 투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사후약방문 격인 재난구조 시스템과 개인의 도덕률 모두 손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또한 성재기의 투신이 실제로 남성연대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는지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심적인 고통으로 삶의 끈을 놓은 것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 영안실 6호실에 마련되며, 부인이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관계로 상주는 남성연대 사무처장이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성재기 대표의 장례절차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남성연대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