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클럽’을 달성했다. 이는 한동우 회장이 관치의 무풍지대 속에서 선제적 위험관리를 했기 때문이란 평가다.
신한금융은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1조3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지만 은행권의 이자이익 감소와 대기업 대출 부실 확대 등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수치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 각각 5750억원, 5566억원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1 수준까지 떨어지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이 같은 신한금융과 여타 금융지주 간의 실적 차이는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능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선제적 위험관리라는 기본기 위에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가 더해져 시너지를 낸 결과라는 것이다. 또 지속적인 신용위험관리가 경상이익을 뒷받침했다.
상반기 은행권은 조선·해운 등 일부 한계기업들의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충당금 폭탄을 맞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여신 건전성 재분류실사로 고정이하 여신이 늘어나면서 올 2분기 대부분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올 2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510억원으로 지난 1분기(3862억원)에 비해 오히려 1352억원(35%) 줄었다. 이는 선제적,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1분기 발생했던 일회성 충당금 적립요인이 소멸하면서 2분기 대손비용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연체율 개선도 뚜렷했다. 신한은행 상반기 연체율은 0.56%로 2011년 3월 말 이후 가장 낮았다. 실적 선방에 한몫 단단히 한 것이다.
한편 한 회장 취임 시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균형 잡인 사업 포트폴리오도 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비은행부문의 그룹 이익 기여 비중은 42%로 금융지주 중 가장 크다. 비은행부문의 이익 기여 비중도 작년(38%)보다 4%포인트 확대됐다. 하나금융이 올 상반기 비은행 부문 비중이 18%에 불과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금융권에서 이 같은 타 금융사 대비 견조한 실적은 외풍으로 인한 혼란을 없던 틈을 타 내실경영에 앞장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영업력과 업무능력이 우수한 사람이 인정받는 분위기 속에서 조직 결속력이 강한 것도 실적 향상의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