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올시즌 현재까지 거둔 성적이다. 국내 프로야구에는 이미 검증이 끝났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인 류현진은 지난 8일 오전(한국시간) 22번째 선발 등판에서 11승째를 올렸다. 3점대였던 평균 자책점도 2점대로 끌어내렸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영입을 위해 2573만 달러(약 285억9900만원)의 포스팅금액을 제시했을 때 미국 언론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증되지 신인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베팅했다는 내용이었다.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약 466억8000만원)의 고액으로 연봉 계약을 하자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계약에 따라 올시즌 류현진의 연봉은 330만 달러(약 36억7000만원)다. 시즌이 지나면서 조금씩 인상된다. 박찬호가 1994년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120만 달러(약 13억34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고 1996년까지 11만 달러 내외의 신인 최저 연봉을 받았음을 감안하면 천지 차이다. 박찬호는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기 이전 990만 달러(약 110억원)를 받았고 이후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2002년 텍사스와 5년간 6500만 달러(약 722억4800만원)의 연봉 대박을 터뜨렸다.
물론 대학교를 중퇴하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 ‘선구자’ 박찬호와 국내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충분한 대우를 받으며 빅리그 무대를 밟은 류현진을 몸값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류현진은 별도의 준비기간 없이 곧바로 빅리그에 적응을 마쳤다. 큰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지키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10승을 넘어 11승째를 올린 류현진은 이제 박찬호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난 2000년 박찬호는 18승으로 메이저리그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최다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앞으로 10번 남짓의 등판 기회가 남아있다. 현재 다저스가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감안하면 7승을 추가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박찬호 역시 최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훌륭하게 적응했고 빼어난 피칭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는 한편 “앞으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류현진을 따라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박찬호는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세운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깨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내가 세운 동양인 최다승 124승을 목표로 하지 말고 내가 하지 못한 사이영상이나 월드시리즈 선발승 등 목표로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며 후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