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차는 알뜰 주유소서 기름 넣고 야근 때 식사는 5천원 내에서 해결하세요. 3층까지는 걸어서 올라가고 오전 시간에는 에어콘 켜지 마세요.”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증권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임원들은 자진해서 연봉을 삭감했고 판관비도 10~20% 줄였다. 직원들도 ‘줄일 수 있는건 최대한 줄인다’란 각오로 마른 수건도 한번더 짜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자구책은 연차사용 권장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다. 지점을 합쳐 비용 절감에 나선 삼성증권은 최근 ‘자기계발 휴직’이라는 1년짜리 무급휴직제도를 확대했다. 신청절차도 간소화해 직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했다.
대우증권은 임원들의 유류비 절감을 위해 알뜰 주유소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여의도 주유소 휘발유 값은 리터당 2300원을 넘나들지만 2Km 떨어져 있는 신길동의 기름값은 1900원대 초반이다. 회사입장에서는 한달에 수십만원을 1년에 수천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동양증권은 불필요한 대외행사를 자제하고 하반기 예정된 고객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축소할 계획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강구중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연차 5일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직원들 야근 식대비와 문구비를 50%나 깎았다. 이면지 활용을 확대하고 종이컵은 없애 개인컵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포함한 경비 줄이기 노력도 눈길을 끈다. 동부증권은 오전 2시간동안 에어콘을 끄고 SK증권은 3층 이하까지는 엘레베이터를 운행을 하지 않는다. 우리투자증권은 점심과 저녁 시간대별로 소등 시간을 설정했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공식 행사 규모가 눈에 띄게 축소된 것을 보면서 회사가 정말 어려워졌구나라는 것을 느낀다”라며 “이러다 설마 ‘내가 구조조정에 오르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에 직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