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라꽃 무궁화- 박형순 전 산림과학원 기술자문위원

입력 2013-08-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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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우리나라 애국가에 등장하는 무궁화. 어쩌면 하느님도 무궁화 꽃을 우리 민족의 꽃으로 세우신 데 깊은 뜻이 있을 듯하다. 고대로부터 역사 훗날의 상징으로 이어져 온 것이 무궁화다. 그러나 누구나 할 것 없이 무궁화가 나라 꽃임을 알고 있으나, 그 근거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시리아 원산지로 볼 때 우리 선조들의 본토는 중동의 시리아 땅이 아닌가 싶다. 선조들이 가지고 이동된 발걸음을 따라 보존해 동방까지 오게 되어 나라 꽃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고 국민을 상징하는 무궁화 꽃은 이미 단군이 나라를 열 때 자생하고 있어 무궁화 나라라고 불렸다.

학명(Hibiscus syriacus L)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히비스커스(Hibiscus)란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神)을 닮았다는 뜻이며, 영명 ‘Rose of Sharon’에서 샤론은 성경에 나오는 성스러운 땅을 일컽는 말로 신에게 바치고 싶은 꽃 또는 성스러운 땅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는 뜻으로 신시시대(神市時代)에는 환화(桓花)라 하였다. 환화란 하늘 꽃이다. 나라 꽃은 무궁화를 뜻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 꽃은 보통의 꽃이 아닌, 즉 천제(天帝) 환인의 나라 꽃, 신을 상징하는 ‘신의 꽃’ 등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고조선까지 거슬러 반만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희노애락을 같이해 온 군자의 기상을 지닌 꽃 중에 꽃, 자랑스런운 겨레의 꽃이다.

또 예로부터 무궁화 꽃의 아름다움을 알았고 이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면 또다시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변함없는 뜻과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임금이 내리던 어사화가 무궁화 꽃이다.

이처럼 무궁화는 우리 겨레의 얼을 담고 이 땅에 함께 살아온 꽃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무궁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무궁화를 보고 있거나 만지면 꽃가루가 눈으로 들어가 눈에 핏발이 서고 눈병이 난다고 하여 ‘눈에 피꽃’이라 하였고 또 가까이 보거나 닿으면 꽃가루가 살갖에 떨어져 부스럼이 난다 하여 부스럼 꽃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제 때 무궁화와 태극기가 독립운동의 표상이기 때문에 독립운동을 막기 위한 말살정책을 편 것이다. 그때 무궁화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나무를 태우고, 마구잡이로 홀대하여 꽃을 못 보게 하였다. 그래서 무궁화 꽃을 몰래 보기 위하여 집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 심어 놓았다. 지금도 그때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궁화를 그늘에 심어 놓고 가지를 잘라 꽃을 많이 볼 수 없게 하곤 한다. 무궁화는 햇볕을 좋아하며 다비성 식물이다. 꽃은 7월 중순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피는 여름 꽃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 무궁화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희박해지면서 앞으로는 어린 학생들이 무궁화가 국화(國花)라는 사실조차 모르게 될지 염려가 된다.

지금부터라도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무궁화를 통하여 애국, 사랑, 봉사정신을 인식시켜야 한다.

무궁화는 애국가 외에 우리나라 대통령 집무실에서도 볼 수 있다. 휘장에 봉황새 두 마리가 샤론의 꽃 무궁화 꽃을 감싸고 있다.

무궁화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국화와 국기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이 무궁화를 소홀히 한다면 국화인 무궁화 꽃을 영영 나라 꽃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국민 모두가 우리 국화인 무궁화를 관리 보존해야 하며 무궁화에 대한 인식 또한 바꿔야 한다. 또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연구기관에서는 국민 감각에 맞는 새로운 품종으로 가로수용, 분화용 등 꽃이 오래 필 수 있는 품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든 국민이 접할 수 있도록 무궁화 꽃 그림이 많이 나와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시기에 나라 꽃 무궁화를 통해 국민 정서를 보듬고 민족정체성을 일깨워 전 국민이 화합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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