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이상가족의 눈물- 이동엽 국회의원회관 정책비서 비서관

입력 2013-10-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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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TV 속 손자·손녀 같은 어린이들의 재롱을 보며 적적해하던 어르신들의 표정이 모처럼 환해졌다. 무기한으로 미뤄졌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된다는 소식 덕분이다. 생이별 65년 만에 타향살이의 설움을 한데 모아 웃음과 풍성함으로 엮어낼 생각에 온 국민이 함께 들떴다. 오랜만에 추석다운 추석을 보내나 싶었다.

그러나 행사 나흘을 앞둔 지난달 21일, 전 국민의 바람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북한이 돌연 행사를 취소한 것. 온국민이 함께 탄식을 토해냈다.

취소 이유도 당황스럽다. 북한 측은 이석기 사태 등 내부적인 사건을 이유로 “남측이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삼고 모든 대화와 협상을 대결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한 초보적인 인도주의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일방적인 처사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여야 역시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 사안이다. 이산가족 상봉자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1988년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신청자는 12만8808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3년 현재 57%인 7만3461명만이 생존해 있다. 이산가족의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자다. 한 보고서는 10년 내 이들 상당수가 사망하고, 20~24년 후면 모두 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행 남북가족 100명씩 상봉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판에 이산가족 상봉까지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생애 한번이라도 가족과 만나려면 매년 상봉 규모를 7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부모, 형제, 친지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그 절박한 심정을 지금의 젊은 우리 세대가 가슴으로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만은, 죽기 전 그리운 피붙이를 한번 더 만나 보려는 이산가족의 작은 희망 만큼은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

한 번 무산됐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끝까지 문을 두드려야 한다. 정부는 하루빨리 분담의 상처를 갖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혈육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상봉의 연고’를 발라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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