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지난 주말 근무지는 동부제철의 당진공장이었다. 김 회장은 19일 토요일에 동부제철의 당진공장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동부제철 등 그룹의 유동성을 우려하는 외부의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현재 동부제철의 차입금은 제도권 금융기관 여신이 76%를 차지하고 있다”며 “회사채가 24%, 기업어음(CP)은 없기 때문에 차입구조가 매우 정상적이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국정감사에서 “계열 증권사를 통해 CP나 회사채를 판매한 기업은 4곳 정도가 더 있다”고 말하며 동양사태의 여파가 지속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 원장은 국감에서 “동양만큼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사태 확산에 방점을 찍었다. 김 회장이 더 이상 그룹 차원에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는 얘기다.
임원회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동부제철이 시장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또 그룹의 유동성이 왜곡돼 알려지게 된 것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도 이어졌다고 한다.
김 회장 역시 “기업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 외에도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동부제철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채비율이 270%라서 높다고 하는데,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여 도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서 결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무구조개선 작업과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내년부터 열연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므로 내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210% 선이 되도록 운영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동부제철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현대제철과 하이스코가 열연사업과 냉연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부제철은 이미 수익성 높은 냉연사업의 바탕 위에서 열연사업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무구조 안정성은 물론 경쟁력이 더욱 발휘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