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현재 페루배구협회 기술 총감독으로 재임하며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74년 페루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으로 자리하며 인연을 맺었고 1990년대 중반 잠시 일본 여자클럽팀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35년 가까이 페루 배구를 이끄는 대부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박 감독은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과 대전에서 개최된 2013 세계한민족축전을 위해 입국했다. 80세를 바라보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박 감독의 배구 사랑은 여전하다. “페루 배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그는 “2016 리우올림픽에서 페루가 우승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여전한 배구 사랑을 나타냈다.
2000 시드니올림픽 감독을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는 페루 배구협회 기술 총감독으로 남녀 주니어팀과 시니어팀 등 총 8명의 감독을 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74년 감독 부임 당시 잠시만 팀을 맡을 생각이었지만 성과를 내면서 조금씩 계약을 연장했고 가족까지 정착하면서 그대로 페루에 눌러 앉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만복 감독처럼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많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인물들은 많다. 배구계의 박기원 감독(현 한국 남자대표팀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현역으로 활약한 뒤 이탈리아 클럽과 이란 대표팀 등을 맡아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란의 히딩크나 다름없지 않냐’는 질문에 “이란 대표팀에 부임해 나태한 베테랑급 선수들을 대표팀서 제외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한 것이 주효했다”며 “기존 대표팀과는 다르게 실력 위주로만 파격적으로 팀을 운영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답했다.
배구뿐만 아니다. 한국의 국기 태권도는 K팝과 드라마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훨씬 전인 1960~70년대부터 전 세계로 진출해 태권도를 전파했다. 2011년까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외국에 사범을 파견한 국가는 12개였지만 그 이전부터 민간 차원에서 해외에 진출한 사범들은 그 숫자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를 더욱 조직화해 “2015년까지 공식 사범 파견국을 80여개국까지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한국은 많은 지도자들을 외국으로 파견하고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 역시 많은 지도자들이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만 해도 미국·브라질·스페인·말레이시아 등 수많은 외국 대표팀을 한국인 감독들이 이끌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을 빼고 세계 양궁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기식·임희식·이재형·조희목 감독 등은 런던올림픽에서 외국 대표팀을 맡았던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