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알람이 울린다. 침대 옆으로 보니 갤럭시 기어가 놓여있다. 기어를 통해 시간을 확인한 후, 찌뿌둥한 몸을 일으킨다. 아차! 전날 과음한 탓에 스마트폰 둔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갤럭시기어에 있는 ‘내 디바이스 찾기’기능을 누르니 갤럭시노트3에서 소리가 나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두 제품 간 일정 거리(10m 안팎) 이상 떨어지면 블루투스 해제음이 울려 도난이나 분실을 예방할 수도 있다.
문자 메시지는 기본 세팅이 돼 있고, 카카오톡이나 라인, 챗온 등은 애플리케이션(앱)을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에 설치하면 된다. 문자와 카카오톡 모두 읽기만 가능하고 직접 답장을 보낼 수는 없지만 바로바로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율적이었다.
갤럭시기어는 평소 화면이 꺼져있지만 손목을 들어 올리면 화면이 켜진다. 또 디지털 시계, 아날로그 시계 등 원하는 모양으로 바꿀 수도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메인화면 앱들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다양한 앱들도 나와 있다. 기자에게는 연합뉴스와 삼성증권 POP 앱으로 주요 기업 주가를 확인하는 작업이 특히 유용했다.
최근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기자를 위한 유용한 기능도 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즐겨 쓰는 기능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만보계’다. 걸을 때마다 들썩이는 손목을 인식하기 때문에 기존 만보기보다 더 정확하다. 이리저리 취재 차 걷다 보면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알 수 있어, 뭔가 공짜로 헬스를 한 느낌이다.
어느 새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2시. 기자간담회 장소에 도착한 기자에게 지인들이 말을 건다. “손목에 찬 건 갤럭시기어? 사진보다 훨씬 이쁜데요?”
갤럭시기어는 속된 말로 사진빨이 잘 받지 않는 기기다. 실제로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면에서 호평했다. 갤럭시기어를 통해 사진도 몇 장 찍어봤다. 간단히 갤럭시기어의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려 카메라를 켜고, 화면 터치 한 번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자동 전송 옵션을 선택하면 사진을 찍자마자 저절로 갤럭시노트3로 옮겨진다. 카메라는 190만 화소에 불과하지만, 페이스북 등 SNS에 사진을 올리기는 전혀 나쁘지 않은 화질이다. 동영상도 최대 15초 녹화할 수 있다.
집에 돌아온 기자는 샤워실로 들어간다. 갤럭시기어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IP55 등급 방진방습 기능을 갖췄다. 물에 담그는 것은 위험하지만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세수하는 건 문제가 없다. 단, 자기 전에는 갤럭시기어를 손목에서 벗고 충전을 하는 게 좋다. 매일 충전하는 게 갑작스런 갤럭시기어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
갤럭시기어를 살지 말지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의 몫이다. 훌륭한 기능들에도 불구하고 30만원 대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손목시계가 거추장스러운 소비자라면 갤럭시기어는 홈쇼핑에서 산 운동기구처럼 먼지만 쌓여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손목시계를 구매하고자 했거나, 한 단계 진화된 패션 IT 제품을 원한다면 갤럭시기어는 적격이다. 여기에 갤럭시기어 애플리케이션이 좀 더 늘어난다면 더욱 유용한 제품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