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100개의 물건을 갖춘 점포라는 뜻이다. 한승채 롯데백화점 남성MD팀 정장CMD(선임상품기획자)는 그래서 롯데백화점 남성매장이 ‘진짜 백화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꾸밀 줄 아는 남성,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남성이 원하는 모든 물건을 갖췄다는 자부심이 있다.
롯데백화점 남성정장 부문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디스플레이는 물론 제품 디자인까지 모두 코칭하고 있는 한승채 CMD는 의상학과 전공수업 4개에서 모두 A+을 받은 경영학도였다. 요즘도 공부를 위해 패션쇼와 잡지를 챙겨보는 것은 물론 디자이너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옷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기 때문에 한승채 CMD는 자체기획해 1500장을 완판시킨 캐시미어 코트보다도 ‘매료’의 성공이 더욱 뿌듯하다. 지난 8월 노원점에 첫 입점한 매료는 부산에 작은 대리점 2개를 운영하던 향토 브랜드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대표의 건축적인 디자인은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탔다. 매료를 직접 찾아가 롯데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인기 매장으로 만든 한승채 CMD는 매료에 대해 “감도가 좋다”는 표현을 썼다.
매료의 성공은 최근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백화점3사의 남성 전문관 매출은 최근 5년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을 전략과제로 내건 롯데백화점도 최근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에 집중하고 있다. 한승채 CMD는 “매장에서도 캐주얼한 스타일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멋을 아는 ‘로엘족’이 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57% 수준에서 2018년 7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상품력을 높이는 동시에 여러 이벤트를 마련해 남성패션을 강화하고 ‘로엘족’을 응원할 계획이다. 한승채 CMD는 “옷은 사 입어봐야 안다”며 “과감하게 시도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