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저가항공사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최소 10개 이상의 저가항공사가 내년에 등장해 아시아의 하늘을 놓고 자웅을 겨룰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동남아시아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는 가운데 대만과 홍콩 등이 저가항공사의 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만 중화항공은 이날 싱가포르 타이거항공과 손잡고 대만 첫 저가항공사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새 저가항공사는 내년 4분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화항공이 ‘타이거항공대만’으로 명명한 새 저가항공사의 지분 90%를 보유한다. 중화항공은 “저가항공사에 대만은 이상적인 장소”라며 “동남아시아와 동북아 지역 대부분과의 거리가 비행기로 네 시간 이내”라고 설명했다.
대만 트랜스아시아항공도 자체 저가항공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홍콩에서는 두 개의 저가항공사가 최근 등장했다. 이들 항공사는 초기에 홍콩과 인근 중국 도시를 연결하는데 주력했다.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이미 저가항공사는 전체 시장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연결하는 노선 항공요금이 20달러까지 낮아져 저가항공사가 도로와 철도 등 육상 교통수단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이와증권의 켈빈 라우 애널리스트는 “동아시아는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가항공사 마진이 특히 박하다”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없다면 저가항공사가 이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콩 등 항공 승객이 많은 곳에서는 이착륙 슬롯이 제한됐기 때문에 저가항공사들이 주간시간과 저녁 피크시간대를 이용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의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홍콩과 대만에서는 저가항공사 시장점유율이 5%에 불과하다. 이는 저가항공이 활발한 싱가포르의 30~35%를 크게 밑도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저가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항공은 10월 초 출범 이후 지금까지 20만석 이상의 좌석이 팔렸다고 밝혔다. 홍콩익스프레스항공은 일반 항공사였으나 저가항공사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