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일본에서 명품으로 꽃 피우다… 국산 국화 백마

입력 2013-12-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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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1

국화는 장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화훼품목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신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국산 품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3년 현재 24.5%에 머물러 있다. 국산 품종 중 ‘백마’는 국내보다 일본에서 인기가 더 높다. 문제는 ‘수출물량 부족’이다.

백마의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당면한 수출명품 백마의 브랜드화를 목적으로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추진했다. 일본 시장 공략을 활성화시켜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려는 것이다.

◇생산기반 구축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하라!

국산 품종 백마는 오랜 연구 끝에 2004년 개발되었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2010년 일본에서 품종 등록을 마쳤다. 꽃 수명이 다른 품종보다 두 배 이상 길고 순백색의 풍성한 볼륨감이 특징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수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백마는 연간 300~500만 본 정도의 생산량 대부분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아직 일본에서 원하는 물량보다 턱없이 적어 안정적인 대량생산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일본 바이어로부터 수출규격 S등급의 절화장이 70cm 내외로 짧은 백마 절화의 대량 수입 요구가 있었다. 이러한 일본의 신수요에 대응하고 수출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해서는 2L 이상의 최고 등급의 수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출 규격품 생산기술이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우선 고품질의 제품 생산 확대에 역점을 두었다. 다른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와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농가에게 백마 우량묘를 공급해 생산기반을 확대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국산품종은 로열티 부담을 덜어준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권영순 연구사는 “검증을 마친 재배기술 보급은 생산량 증대의 필수 요소”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출 물량과 소득증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국 국화 주산지에 품종과 기술 보급

농가에서 고품질 제품을 많이 생산하려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재배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연구진은 S-M 등급의 소형절화 생산, 습도조절을 통한 흰녹병 방제, 생산기간 확대를 위한 작부체계 확립 및 친환경 병해충 방제 등 핵심기술 연구를 마치고 현장접목을 돌입했다.

농가 현장에 적용시킨 수출규격 S-M등급의 소형절화 생산은 2L등급을 재배할 때에 비해 평당 150본에서 200본으로 재식밀도를 높이고, 약 10일 빨리 소등을 하여 초장이 70~80cm에서 수확하는 것이 핵심이다. 2L등급을 재배할 때에 비해 재배일수가 약 10~15일 정도 단축되고, 초장이 짧아 측지를 제거하는 노동력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또, 2~3월 저온기에 정식해 6월 이전부터 출하가 가능한 조기출하 작형을 접목시켜 수출품 생산기간을 다양화시켰다. 이를 통해 수출물량의 연중 안정적인 확보 및 일본 시장 소비 확대가 가능해졌다.

백마 재배농가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잎에 작은 반점이 생기는 ‘흰녹병’이다. 습도가 높을 때 주로 발병하는데, 초기방제에 실패하면 잎 전체로 퍼져 상품성이 떨어지고 일본수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열회수환기장치 등 제습장치를 이용하여 공중습도를 낮게 관리하고 약제 방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흰녹병 발병률을 낮추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

◇백마 재배 선진 농가 중심으로 기술 보급

현장접목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국중갑(전북 전주) 농가는 이런 의미에서 백마 전도사이자 수출 첨병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일본 시장 진출 초기부터 수출을 주도했던 선도농가이다.

국중갑 농가는 연구진의 재배기술을 현장에 적용시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주변 농가에게 백마의 시장성을 설명하고 소형 절화와 밀식재배를 적극 추천했다. 재배농가 상품이 일본에 수출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까지 했다.

이정민(충남 서천. 사진) 농가는 모두 4개 동의 하우스 시설에 백마를 재배하고 있다. 백마 재배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현장접목 이후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정민 씨는 “계약재배로 일본에 전량 수출되기 때문에 판로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지속적인 기술 도입과 투자로 상품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생산성 향상’으로 수출에 일조한다는 자부심까지

연구진은 적재적소에 기술을 접목시켜 사업의 내실화를 기해 나갔고, 농가는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농가는 S-M 등급의 소형절화 생산에 밀식재배를 접목함으로써, 이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생산량 증가를 기록했다. 기존 재배방식은 평당 150본을 밀식해 100본 정도를 수확했다면, 새로운 재배방식은 200본을 밀식해 180본 정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50%가 넘는 생산량 증가율을 보인 농가도 있다.

절화장을 짧게 재배함으로써 관리일수 및 노동력 감소라는 동반효과도 가져왔다. 생산량 증가와 관리일수 및 노동력 감소라는 이 세 가지 성과는 농가의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현장접목의 부가가치 창출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농가들은 재배기술과 품질 향상 방법을 몸으로 터득하고 소중한 자산으로 축적했다. 수확한 제품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판매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로열티를 절감하고 수출에 일조한다는 자부심까지 얻었다. 농가가 실익과 자신감 두 가지를 양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수출 명품 국산 국화 백마 브랜드화 기반 수익 모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권영순 연구사(031-290-6159)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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