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도코모 타이젠 도입 연기…고립무원 신세 되나

입력 2014-01-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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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폰 될 것 우려 커져…“타이젠은 패자들의 모임”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도입 연기로 타이젠이 고립무원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1일 서울에서 열린 타이젠개발자회의 전면에 걸린 로고. 서울/AP뉴시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갑작스레 타이젠 도입을 연기하면서 타이젠이 고립무원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NTT도코모는 전날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에 이은 제3의 모바일 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도입을 당분간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타이젠폰은 지난해 도입이 예정됐으나 1월로 한 차례 미뤄진 뒤 다시 연기됐다.

사실 NTT도코모는 세계 최초 타이젠폰 탑재 스마트폰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를 위한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돼 해당 기기 테스트도 마무리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달 말 갑자기 이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놓고 NTT도코모가 먼저 타이젠폰을 발표하면 갈라파고스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회사가 계획을 보류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발표 시점을 맞추려 했다는 것.

그러나 이미 회사 내부에서는 타이젠폰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NTT도코모는 아이폰이 없는 상황을 전제로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타이젠 도입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아이폰을 판매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초점을 아이폰에 맞추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재고가 늘어 이를 수습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종류가 증가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어렵게 해 혼란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3개 플랫폼에 경영자원을 분산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타이젠 진영은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을 주축으로 NTT도코모와 프랑스텔레콤 산하 오렌지, 한국 KT, 영국 보다폰 등 해외 주요 이통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타이젠에게 필요한 것은 삼성에 이은 두 번째 제조업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당초 화웨이도 참가를 고려했으나 이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제조업체는 개발 면에서 삼성에 불리하다며 참가를 꺼리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 해외업체 임원은 “타이젠은 패자들의 모임”이라며 “구글과 애플이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해야하는 이통사와 브랜드파워에서 애플에 이길 수 없는 삼성, 스마트폰 칩셋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퀄컴에 대항할 수 없는 인텔이 모인 플랫폼은 이미 부정적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신문은 만일 NTT도코모가 타이젠 도입을 발표했어도 이런 어려움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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