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연방 재무부청사에서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정부 및 기관 간 협정 1건과 양해각서(MOU) 11건 등 총 12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와 경제협력에 있어 투자·교역 확대뿐만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접목해 상호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점을 뒀다.
특히 이날 맺은 사회보장협정으로 양국 정부는 현지 진출 기업과 근로자의 고용보험료, 상대국 연금의 납부를 면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는 1인당 연간 최대 229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 파견된 스위스 근로자는 1인당 연간 최대 1010만원의 혜택이 예상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스위스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 내야 하는 4대 보험료를 아끼는 대신에 국내에서 1000만원 정도를 내야 하니 상대적으로 연간 1200만원의 혜택을 보는 것”이라며 “이러한 부담 경감은 양국간 교류 및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무역보험공사와 스위스수출보험공사가 체결한 ‘수출재보험 협력 MOU’로 양국 기업의 제3국 시장 공동진출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도 가능하게 됐다.
또 현재 13만명에 이르는 인적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한국관광공사-스위스관광청 간 MOU, 신약 제품에 대한 양국 시장에서의 허가 절차들이 빨라지는 효과가 기대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스위스 의약품청간 MOU 등도 체결됐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스위스엔지니어링협회(SWISSMEN)가 체결한 ‘글로벌 기술인력양성 MOU’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기계·바이오 분야 마이스터고 졸업자 중 주한 스위스기업 취업자 20명을 매년 선발해 1년은 국내에서, 2년은 스위스에서 전문화된 직업교육을 시키는 내용이다. 바이오 및 정밀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자를 양성하는 스위스의 직업교육시스템을 활용, 글로벌 기술인력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마이스터고 졸업자가 기술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로드맵을 제시, 학력 등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수석은 “스위스 직업훈련 시스템은 전세계가 벤치마킹을 하려했지만 그동안 스위스가 한번 뚫리면 봇물 터지듯 몰려든다는 판단으로 외국과 교류하지 않았던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스위스 경제교육연구부의 산업기술협력 MOU는 스위스의 정밀기계·화학·나노·바이오 등 분야의 높은 기술력과 우리의 우수한 생산기술을 접목한 상호보완적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양국 공동의 필요성에서 타결됐다. 이를 통해 기초과학 중심으로 추진해온 양국간 기술협력을 산업기술 및 혁신활동 전반으로 확장함으로써 산업계 협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스위스 재료과학기술연구소의 ‘기술사업화 공동연구 MOU’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스위스 로잔공대의 ‘기술사업화 대학창업 협력 MOU’ 등 과학기술분야 협력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