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361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팔자’ 행진이다.
특히 아르헨티나 디폴트 우려감이 정점을 찍은 전일에는 5200억원이나 팔아치웠다. 연중 최대치다. 이에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해 11월 중순 34.55%에서 33.73%로 낮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추가적 자금 이탈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이 오히려 한국의 펀더멘털 우수성을 부각시켜 줄 것이란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옥석가리기의 잣대로 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리스크 프리미엄 두 가지 기준을 통과하는 신흥국은 말레이시아와 한국뿐”이라며 “아르헨티나 사태가 진정될 경우 지난해 7∼8월과 같이 이머징 내 자금이 한국 등 재정건전성이 높은 국가로 ‘U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과거에도 이 같은 경험이 있다. 지난해 8월 동남아 국가들의 금융위기 우려가 심화됐을 때 외국인은 연일 ‘팔자’에 나섰다. 이에 보유비중도 32%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후 사태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은 다시 ‘사자’에 나섰고 보유비중은 34.5%로 빠르게 증가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돌발변수 발생으로 단기적 외국인 매물출회는 불가피하지만 미국 테이퍼링 진행과정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노이즈(잡음)”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회복 흐름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대거 한국 주식을 내다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부터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증시 가격이 많이 싸졌다는 점도 매력이다.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테이퍼링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이란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실적 회복과 같은 전환점이 나타난다면 지난해와 같은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행진도 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