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중국의 경기 지표 악화까지 겹치면서 투심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에 이어 미국의 제조업 지표 역시 예상치를 밑돌면서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업실적 부진 등 국내 상황 역시 좋지 않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전 거래일보다 21.19포인트(1.09%) 떨어진 1919.96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에 이어 G2(미국·중국)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당분간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릴 재료가 없다는 점이다. 기업실적 부진이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1차 테이퍼링 실시 결정이 나온 작년 12월 19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한국이 8억 달러로 아시아 신흥국 중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로 인한 코스피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기초체력이 신흥국들보다 튼튼함에도 위험자산에서 전방위적으로 자금이탈이 일어나는 상황에선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머징 금융시장의 불안 지속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조정 양상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3월 초 전인대 이전까지 중국 관련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은 국내 증시의 반등을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안이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으로 신흥국 불안이 확대됐지만 국내 증시는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신뢰 확보와 대외건전성을 통한 신흥국과의 차별성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