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 전략이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다. 양 회장이 이런 비관론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레노버의 주가는 4일(현지시간) 홍콩증시에서 장중 15% 폭락했다. 투자기관 5곳이 투자의견을 일제히 강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와 모건스탠리 제프리스그룹 지아시아리서치 킴응증권 등이 투자의견을 낮췄다. 지난달 IBM의 저가 서버사업부와 구글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에 회사가 5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겠다고 밝히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양 회장은 “이번 인수는 글로벌 PC시장의 쇠퇴에 대응해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PC 판매는 전년보다 10% 감소해 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레노버는 글로벌 PC시장 점유율이 18.1%로 1위를 달렸지만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IBM 저가 서버사업부보다 모토로라 인수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레이스 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 인수는 레노버의 수익성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수익성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아서 시에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 인수는 레노버에 있어 미국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충하기 위한 필요악과 같은 것”이라며 “그러나 모토로라는 앞으로 3년간 계속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레노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노버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12.0홍콩달러에서 10.3홍콩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로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를 검토할 수도 있어 인수가 늦어지거나 무산될 위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레노버의 지난해 3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0.8%에 그쳤다. 레노버가 모토로라 인수로 해외시장 공략의 새 전기를 마련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