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쓴소리에 안현수 귀화 문제 뜨거운 감자..."빙상계 파벌주의 답이 없다"

입력 2014-02-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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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귀화, 스포츠계 파벌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안현수(빅토르 안)의 러시아 귀화 계기를 언급하면서 한국 스포츠계의 부조리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에 귀화한 안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뭔지 살펴야 한다"라며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쇼트트랙 선수였던 안현수는 2011년 1월 러시아의 러브콜을 받아 귀화했다. 안현수는 2002년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선수권 대회를 석권하며 2007년까지 국제대회에서 무려 46개의 메달을 안겨준 한국 쇼트트랙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안현수가 귀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배경에는 한국 스포츠계의 '파벌싸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14일 YTN 대담에서는 최동욱 스포츠 평론가와 이준호 전쇼트트랙 감독이 출연해 빙상계의 파벌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날 최 평론가는 빙상계 파벌문제에 대해 묻는 질문에 "비단 빙상계의 문제일 뿐만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계 전반적인 문제다.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스포츠계의 부정 비리 문제가 너무나 많다. 승부조작, 심판 매수, 짬짜미 등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왜 파벌문제가 해결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체육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자성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며 "소수의 몇몇만 바꾸자고 외치고 있고,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서서 문제 해결을 외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6,70년대부터 시작된 초엘리트주의 풍조로 인해 선수들이 메달만 따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해 기계적 훈련 시스템에 스포츠계가 물들어 있다"며 "선수들의 인성 교육, 학습, 인권, 복지 등 가장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 눈에 보이지 않는 스포츠인들만의 공간에선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준호 전 감독 또한 빙상계의 파벌주의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을 시도해봤자 똑같은데, 언제 어디서부터 무엇을 손대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라며 한국 스포츠계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실 빙상계의 파벌싸움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쇼트트랙이 동계 올림픽 메달 밭으로 등극하자 '태극마크는 곧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됐다. 이로인해 대표팀 선발전은 그야말로 '바늘구멍 뚫기'가 됐다.

워낙 선수층이 두텁고 선수들의 실력도 큰 차이가 없어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되는 살벌한 무대가 됐다. 결국 좁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선수들끼리의 '짬짜미'가 생겨나고, '네 편, 내 편'으로 갈리는 파벌이 극성을 부리게 됐다.

안현수도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이후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성적을 내지 못하고 한국 빙상계에서 도태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자신의 소속팀 성남시청까지 해체되면서 궁지에 몰린 안현수는 러시아 행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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