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환율 등 주요 금융지표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 불안이 확산하면서 중국 은행간 대출시장이 얼어붙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리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3.56%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6bp(bp=0.01%) 떨어졌다.
2년물 국채와 금리스와프(IRS)의 금리차인 스와프 스프레드는 지난 19일 121bp로 블룸버그가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와프 스프레드는 금융시장이 받는 스트레스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3개월물 상하이은행간금리(시보, Shibor)와 환매조건부채권(RP) 스프레드는 21일 94bp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간 대출이 위축되는 대신에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는 RP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RP는 국채가 담보로 제공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3개월물 달러 표시 런던은행간금리(리보, Libor)와 미국 익일대출금리(OIS) 스프레드는 지난 2008년 10월 364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패트릭 페렛-그린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나아갔던 미국과 중국이 갈수록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며 “시보와 RP의 관계는 리보ㆍOIS와 비슷하다.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다”라고 말했다.
그림자금융의 팽창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이 고조되고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평가다.
통화 가치도 출렁이고 있다. 중국외환거래시스템(CEFTS)에서 이날 달러ㆍ위안 환율은 장 초반 6.1351위안으로 지난해 7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재정 상태도 바닥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비금융권 기업의 부채 규모가 12조 달러(약 1경280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