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신탁상품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관련 신탁상품이 올해 상환해야 할 원금과 이자가 6340억 위안(약 1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하이퉁증권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수치이며 푸에르토리코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이미 연초에 석탄회사에 투자했던 신탁상품들의 디폴트 위기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당시 중성신탁이 발행하고 공상은행이 위탁 판매한 30억 위안 규모의 신탁상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원금상환을 보증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길림신탁이 발행한 펀드는 이미 일부가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다.
특히 부동산 부문은 가구와 전자제품 등 연관산업이 많고 지방정부 재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중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부동산시장은 모든 리스크의 근원”이라며 “부동산가격의 하락은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데 필요한 지방정부의 자금조달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의 집계에서 지난 2월 100대 도시 신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54% 올라 21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상승폭은 1월의 0.63%에서 축소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추이 투자전략가는 “석탄에 이어 부동산 신탁상품에 디폴트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흡사하다. 미국은 개인이 너무 많이 돈을 빌린 것이 문제였고 중국은 기업들이 그랬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증시 상장 181개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82곳이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 상태다.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홀딩스 수석 중국 투자전략가는 “원금상환을 연기하거나 당초 약속했던 것보다 이자를 덜 주는 등 기술적 의미에서의 디폴트가 부동산 부문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다만 정부가 투자자들의 원금은 보호하려 하겠지만 정부의 지원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이어지고 단기자금 금리도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