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0개월째 동결됐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중구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종전 2.75%에서 2.50%로 한 차례 낮춘 뒤 줄곧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날 금통위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한은은 국내 경기의 완만한 성장세와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조정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외 불안요인이 잔존하고 있고 한은 총재 교체기라는 점 등도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회복 중인 미국이나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가 과도한데다 최근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중국경기 경착륙 부담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높아진 구간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서도 대외 경제여건이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2%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데 동의하면서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물가와 성장 등 전반적인 기초체력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최근 부각된 하방 리스크가 한은의 금리정책 변화를 제약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