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알리바바가 홍콩 대신 뉴욕에서 IPO를 실시할 확률이 95%”라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도 “알리바바는 더이상 홍콩증권거래소와 IPO 문제를 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당초 홍콩증시 상장을 위해 홍콩 증권증권 당국에 차등의결권 허용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사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공식적으로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최근까지 차등의결권에 대한 홍콩 측의 입장이 변하기를 기다리며 협상을 진행했다고 FT는 덧붙였다.
홍콩은 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일부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홍콩 증권당국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으나 홍콩증권거래소는 물론 IPO 후보를 심사하는 상장위원회도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조 차이 알리바바 수석 부회장은 “시장의 일관성을 지키려는 홍콩 당국의 노력을 존중할 것”이라며 “우리도 홍콩 IPO를 위해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홍콩에서 완전히 발을 뺐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이미 최근 여러 차례 인수ㆍ합병(M&A)을 실시해 자금부담을 덜 필요가 있는데다 지금 상장하면 가치가 빨리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차등의결권 문제로 수 개월을 다시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바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야후와 소프트뱅크 주가는 지난 1년간 각각 65%, 110% 상승했다.
알리바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현재 다양하지만 회사가 최근 실시한 전환사채 발행을 감안하면 약 1200억 달러(약 12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