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는 향후 직주근접지나 도심지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사업을 늘리는 반면, 지방은 신규 지구지정 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정부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지자체의 움직임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옥석을 가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표출로 풀이된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과 경기 포천, 광주광역시, 경기 고양, 인천 등의 지자체가 제안한 행복주택 후보지 중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곳은 13개곳에 약 9930가구에 이른다.
이는 서울 가좌 362가구를 비롯해 오류 890가구, 목동 1300가구, 잠실 750가구, 송파 600가구, 공릉 100가구 등 행복주택의 서울 물량 총 4002가구의 배가 넘는 규모다.
정부는 이렇듯 지방 위주의 사업이 직주근접지에 대학생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의 주거공간을 마련한다는 행복주택 사업 취지와 크게 어긋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지방 사업의 경우 정부 지원금을 노리고 사업을 제안하는 사례가 많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서 행복주택 후보지를 추가로 지정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추가 지정은) 지방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시도 각 지역구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껏 지방 행복주택 지구 추진이 과다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지방의 경우도 도심지 등 직주근접이라는 행복주택의 기존 취지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반감이 여전하다는 점도 추가 후보지 지정에 신중을 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서울의 경우 목동과 공릉지구가 속한 양천구와 노원구의 경우 주민들이 행복주택지구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행복주택 사업 자체에 대한 반감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옥석 가리기 작업과 더불어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을 자제하는 등 신중모드로 사업을 추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정부는 최근 행복주택 후보지 선정 협의회를 구성하는 한편 전문가 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여론과 전문가 의견수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 사업 반대를 님비(혐오시설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만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지자체나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구를 지정하고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