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적연금 개혁, 공기업 정상화의 시작 -전민정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4-04-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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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군인 연금이 나랏빚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2013년 말 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미래에 갚아야 할 빚까지 포함한 중앙·지방 정부 부채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엔 공무원·군인 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부채가 한몫했다. 작년 말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1년 새 무려 159조4000억원이나 늘어 전체 나랏빚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금 재원은 공무원·군인의 기여금과 정부의 부담금으로 조성된 재원으로 충당한다. 기획재정부는 연금 부족액은 정부의 일반 재원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곧바로 국민의 부담으로 전이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에 2조원의 혈세가 투입됐고, 올해 예산에도 연금 적자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더욱 문제는 세금 등 국민의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연금충당부채 규모를 현시점에서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먼 미래를 예측해 계산한 수치여서 앞으로의 보수 상승률, 물가 상승률 등에 따라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나랏빚 계산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공적연금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앞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연금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실행력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공무원·군인·사학 등 3대 직역 연금 상황을 분석하는 재정재계산은 내년부터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법 개정은 2016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도 지난 2월 말 당내에 공적연금 개혁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적연금의 ‘셀프개혁’은 불가능에 가깝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기 때문이다. 공기업에 이어 공적연금의 방만 경영으로 또 한번 국민들의 공분의 사지 않으려면 공기업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공적연금 개혁에도 강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선 연금 개혁부터 시급히 수술대에 올리는 것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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