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요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 환율 올해 1000원이 되면 1인당 GNI가 3만달러가 넘는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초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성장률 3.9%, 환율 1030원, 1인당 GNI 2만9250달러로 발표했다.
그러나 환율은 지난달 9일 1050원선이 붕괴된 후 한달도 되지 않아 1030원도 무너지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은 평균 환율이 1000원이 되면 1인당 GNI가 3만0127달러, 950원일 경우에는 3만1712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4월 초 경제전망 이후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졌다”며 “오는 7월 수정 전망을 하는데 최근 환율 급락세를 반영해 올해 1인당 GNI가 3만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환율 1000원을 1인당 GNI 3만달러 달성의 분기점으로 봤다.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성장률 4.0%인 가정에서 환율이 1050원이면 1인당 GNI가 2만9132달러이나 1000원으로 내려가면 3만0589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3.8% 하에서 환율이 950원(3만535달러)이 돼야 3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봤다. 환율이 1000원이 되더라도 1인당 GNI는 2만9000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개편한 1인당 GNI 추이를 보면 2006년(2만0823달러)에 2만달러로 진입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1만8303달러) 1만달러로 떨어졌다가 곧 재진입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했지만 지난해 2만6205달러로 집계되는 등 8년째 2만달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율의 급락세가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초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를 여는 초석을 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3만달러에 준하는 생활수준 향상을 느끼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이 가계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GNI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몫이 줄고 있다.
오정근 연구위원은 “GNI 목표치를 갖게 되면 환율을 낮추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과거 김영삼 정권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무리한 정책을 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겪었다”며 “환율이 급락해 수출에 타격이 생겨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