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라는 판결에 순응해 30일(현지시간)부터 희망자들이 간편하게 검색 결과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ECJ는 구글 사용자들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에서 시효가 지나고 부적절한 개인정보의 링크를 삭제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구글에 삭제 요청할 통로를 마련토록 시정 명령을 했다.
구글 관계자는 “정보의 자유와 개인의 정보 접근권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고자 다수의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조언을 얻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릭 슈미트 구글 회장을 의장으로 둔 자문위원회는 위키피디아 공동설립자 지미 웨일스와 유럽 저명 교수들 전직 데이터 보호 당국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앞서 해외공장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조건을 비판하는 여론에 몰린 나이키와 애플도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언론들은 ECJ의 판결에 대해 개인정보 문제와 관련해 유럽에서 사업을 벌이는 미국 기업에 가해진 최대의 타격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가진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ECJ의 판결이 신생 인터넷 기업들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온라인 검열을 노리는 억압적 정부들을 고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쏟았다.
그러나 그는 “유럽에서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한 참여의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구글은 보다 유럽적이 되고자 한다”며 “더욱 유럽적인 맥락에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