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주도로 진행중인 현대증권 3사(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매각작업이 분리 매각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30일 예비입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4곳의 후보자중 DGB금융지주가 현대자산운용 인수만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당초 현대증권 3사에 대한 일괄 패키지 매각을 고수했던 산업은행은 DGB금융지주의 현대자산운용 인수 타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실제 2일 DGB금융지주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자회사 분리매각 추진시 현대증권이 100% 소유한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매각에 따른 현대증권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며“분리매각이 되지 않는다면 (현대)인수 계획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만을 분리 매각할지 아직 내부 검토 상황을 거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증권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4곳은 DGB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던 파인스트리트, 현대증권의 2대주주이기도 한 자베즈파트너스 등 모두 사모펀드(PEF)다. 당초 유력후보 1순위로 거론되던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 범현대가는 1차 LOI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IB업계에서는 이들이 막판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현대건설과 녹십자생명 등 인수전에 성공한 딜마다 막판에 참여해 왔다”며 “현대중공업의 경우 JP모간을 인수주간사로 선정하고 그동안 현대증권 인수 타당성을 검토해 왔으나 4일 치러지는 선거를 의식해 일단 한발 뺀 모양새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분리매각이 이뤄지더라도 DGB금융지주의 현대자산운용 인수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데도 불구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불리고 있다며 지방지주사들을 상대로 정밀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DGB금융지주가 그동안 운용사 인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분리매각이 진행된다면 인수 1순위로 유력해 보인다“며“그러나 수천억이 오가는 금융사 M&A 한 곳에만 집중해도 성사를 논하기 어려운 판인데, DGB금융지주는 현재 KDB생명과 현대운용, 아주캐피탈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나서 금감원에서도 주시하고 있어 변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