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팬택 채권을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해 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팬택 채권단은 이통3사가 보유 중인 매출채권 18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통사들은 워크아웃 지속결정시한인 다음달 4일까지 출자전환할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매출채권은 4800억원이다. 이 중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매출채권은 3000억원이고, 이통3사가 보유한 팬택의 매출채권은 1800억원이다. 채권단은 3000억원을 출자전환키로 했으나, 이통3사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통3사가 결정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사상 최장 기간 영업정지 등으로 팬택의 경영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상황에서 팬택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동시에 출자전환할 경우 채권단이 팬택 매각을 추진할 때 감자를 거치면서 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하지 않으면 팬택은 법정 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통사들은 매출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제조사 장려금과 재고도 문제다. 이통3사는 팬택 제품을 판매하면서 구매고객에게 지급한 장려금(제조사 보조금) 대다수를 팬택으로 부터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이통사들은 휴대전화 판매 시 고객에게 보조금을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제조사에게 장려금을 받는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당 금액을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돼 영업손실이 커진다.
또 이통사들이 갖고 있는 60만대의 팬택 스마트폰도 발목을 잡는다. 단말기 당 가격을 70만원 정도로 계산하면 약 4200억원에 이른다. 팬택이 존재해야 이통3사가 이 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