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를 거듭하는 환율이 1000원선에 근접하면서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환율하락의 반사효과를 기대했던 내수는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질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경제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반타격을 입게 될 경우 한국경제가 성장동력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의 염치없는 돈풀기에 자칫 한국경제가 희생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수출은 현재까지 양호한 모습이지만 지금처럼 가파르게 원고가 진행될 경우 수출마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2863억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1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를 뜯어보면 취약한 부분이 드러난다. 상반기 수출액 2863억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297조원으로 작년보다 2.6% 감소했다.
수출증가율 자체도 꺾이고 있다. 지난 6월 수출액은 478억3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늘어나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짧았던 5월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4월의 증가율 9.0%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원화 절상으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손상되고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될 수 있다”며 “수출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에는 불리하지만 내수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본다. 원화가 절상되면 수입 가격이 내려가 구매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화 강세에도 국내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신용카드 승인액은 작년 동기 대비 3.8% 증가해 4월의 5.2%보다 증가 폭이 둔화했고 소매판매 역시 1.4% 증가에 그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의 -1.6%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늘어난 것은 해외소비였다. 환율하락이 내수보다 ‘외수’를 키운 셈이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중 내국인의 해외관광지출액은 16억96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어 월간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도 28억24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3.7% 증가했다. 여기에 원화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현상도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내수회복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 등 구조적 요인에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환율하락이 내수에 플러스가 되지 못한채 수출에만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