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인 A씨는 지난 5월 호텔예약 대행사이트에서 8월에 떠날 여름휴가를 위해 호텔 이용료 51만4천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닷새 뒤 개인 사정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없게 된 A씨는 계약 취소 의사를 전하고 환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계약 전에 해당 서비스에 대해서는 환급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거절했다.
최근 A씨 사례처럼 호텔예약 대행사이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1∼5월 아고다·호텔스닷컴·익스피디아 등 3개 호텔예약 대행사이트에 대한 소비자 불만 107건을 접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41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서울시와 함께 민생침해 경보(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취소를 요청했을 때 예약금 환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71.0%로 가장 많았고 계약 불이행도 4.7%나 됐다.
피해자 연령은 30대(31.8%)가 가장 많고 이어 20대(23.4%), 40대(6.5%) 순이었고, 성별로는 남성(53.3%)이 여성(46.7%)보다 많았다.
소비자원은 이들 사이트가 외국에서 운영하는 해외 사업자라는 점을 악용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환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자의 주된 소재지가 외국에 있어도 국내 영업을 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통신판매업으로 신고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정당한 분쟁해결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서울시와 함께 해당 업체의 법 위반 사실에 대해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또한 서울시는 유사업체의 영업행위 등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도 해외 사업자는 국내 영업소가 없어 피해보상 처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시 신중히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