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에 이어 대만 저가항공사까지 대형사고에 휘말리는 등 아시아 항공사들이 올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대만에서 23일(현지시간) 오후 한 소형 항공기가 악천후 속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기체가 지면에 부딪히면서 화염에 휩싸여 47명이 숨지고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는 대만 트랜스아시아에어웨이(푸싱항공) 소속 GE-222 여객기로 이날 오후 7시께 펑후섬 마궁공항 인근에 비상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가오슝 샤오강공항을 출발해 마궁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여객기에는 승객 54명과 승무원 4명 등 58명이 타고 있었다.
대만 교통부 민용항공국은 현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사고 비행기가 장시간 상공에 머물다가 착륙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제10호 태풍 마트모가 이날 오전 대만을 관통하면서 사고 당시에도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59㎜의 비가 내렸으며 천둥과 번개가 치는 등 기상 상황이 나빴다고 대만 기상당국은 전했다.
푸싱항공과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는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올 들어 두 차례 터진 참사로 회사 앞날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지난 3월 인도양 부근에서 실종된 데 이어 17일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피격돼 추락했다.
두 사고로 인한 희생자 수는 무려 537명에 이른다. 유가족들에게 물어야 할 막대한 보상금은 물론 비행기 2대까지 잃게 됐다. 게다가 말레이시아항공은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말레이시아항공의 파산을 점치기도 했다.
아시아 항공사들의 잇따른 사고는 안전을 도외시한 ‘인재(人災)’라는 평가다. 대만 여객기는 태풍 마트모 영향으로 기상상황이 안 좋았음에도 운항을 중단하지 않아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 또 우크라이나의 불안한 상황에 다른 항공사들이 이 지역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했으나 말레이시아항공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무리하게 해당 항로를 고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