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내유보금에 과세 방침을 밝힌 가운데 대기업 못지않게 유보금을 많이 쌓아놓은 코스닥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유보금이 무상증자나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경우 코스닥시장도 체질 변화가 기대된다.
29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관리종목을 제외하고 3월말 기준으로 유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가스터디로 무려 1만2257%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비슷한 규모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드는 인탑스가 8273%로 뒤를 이었으며 다음은 8118%를 기록했다. OCI머티리얼즈, 게임빌, 에스에프에이, 매일유업 등이 5000%대로 나타났다. 이 중 매일유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IT업체다.
이어 동화기업(4996%), 원익머트리얼즈(4976%), 선광(4833%), 솔브레인(4753%) 등이 4000%대 유보율을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은 유보율 3000% 이상인 곳이 44곳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코스닥 기업에 대한 유보금에도 과세가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배당과 주주환원 정책이 부재한 게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코스닥 기업에도 과세를 하게 되면 증시도 살리고 가계소득도 늘릴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꺼내든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침’과 관련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보율 800%가 넘으면 무상증자나 배당을 늘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이익잉여금을 사내에 쌓아두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배당 확대나 무상증자 등이 이뤄져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보율 = 영업활동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금이 자본금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유보율이 높은 것은 이익을 많이 내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나 투자자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고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