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미래 수익기반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0%가량 축소되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ESL(전자가격 표시기)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주요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 시장 선점 등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삼성전기가 29일 밝힌 올 2분기 실적은 매출이 1조8607억원, 영업이익이 21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40.5% 증가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 90.5%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가 실적 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는 신사업과 중국 시장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ESL에 매년 200억~300억원을 투자한다. 이번 실적 부진이 삼성전자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기인한 만큼, ESL 성장을 가속화해 수익원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신춘범 삼성전기 CDS(파워·네트워크모듈) 사업부 상무는 2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대강당에서 열린 ‘2014년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ESL에 앞으로 매년 200억~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ESL에 200억원 정도가 투자됐고, 올 2분기 ESL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 2분기 CDS 부문은 유럽 대형 유통거래선에 대한 ESL 공급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11% 성장한 4162억원의 매출을 기록, 삼성전기의 사업 부문 중 두 번째로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 상무는 “현재 60% 정도의 내재화를 달성하는 등 원가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라며 “하반기에는 유럽 이외에 미주 및 남아공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에 대한 ESL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중국 전담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인 삼성전기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중국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중국이 중저가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만큼 향후 수요에 적극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LCR(칩부품) 부문에서는 중저가 모델 개발을 통한 신규거래선 확보 및 하이엔드 부품 확대에, OMS(카메라모듈·모터) 부문에서는 고화소 카메라 시장 성장에 대비한 다기능 카메라 부품 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ACI(기판) 부문에서는 기술 및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저가 시장 대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권영노 경영지원실장 전무는 “웨어러블 기기 성장세에 맞춰 부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제외한 애플리케이션 다변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권 전무는 삼성전기의 웨어러블 솔루션으로 △울트라슬림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진동모터 △초소형 수동소자 △무선 충전모듈 △리지드-플렉스(Rigid-Flex) 기판 등 6종을 소개했다. 특히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스마트워치 ‘아이워치’에 삼성전기 부품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