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영화 ‘명량’(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감독 김한민)이 17일 현재 1462만(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다. 1301만명의 ‘괴물’(2006)을 넘어 역대 한국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고, 1362만명의 ‘아바타’(2009)의 최고 기록도 5년 만에 무너뜨렸다.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최다 일일 평일 관객 수, 최단 기간 100만~1000만 돌파 등 각종 기록을 다시 쓴 ‘명량’은 한국영화 최초로 극장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17일까지 ‘명량’의 누적 매출액은 1130억원. 3D 관람 위주였던 ‘아바타’의 1248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한국영화 중 최고 수익이다.
총 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된 ‘명량’은 6배 가까운 수익을 올리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역대 1000만 영화 중 가장 효율적인 수익을 올린 영화는 류승룡 주연의 ‘7번방의 선물’(2013)이다. 128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은 91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같은 기록이 더욱 빛나는 것은 35억원에 불과한 제작비의 26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는 점이다. 마케팅비를 포함해도 제작비는 58억원 수준으로 수익률이 무려 15배에 달한다.
결국 중저예산 영화는 실질적 수익 면에서 대작들을 압도한다. 수입 측정에 있어 광고, 해외수출, 개런티 등 복합적 요소는 많지만 거액의 제작비로 흥행성공을 일군 영화들의 손익분기점과 중저예산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입장객 수익에 극명한 차이를 가져다준다. 1000만 영화 중 1298만명을 동원한 ‘도둑들’은 936억원의 수익을 달성하며 ‘7번방의 선물’보다 높은 수입을 이뤘지만 145억원의 높은 제작비가 투입돼 순이익은 적을 수밖에 없다. 순제작비 42억, 마케팅 포함 총 제작비 75억원이 투입된 ‘변호인’이 113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828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 더 대박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괴물’, ‘해운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1000만 영화 대부분은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이며 ‘7번방의 선물’, ‘변호인’을 비롯해 제작비 44억의 ‘왕의 남자’가 중저예산 영화로 대박을 터트린 영화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대작이 흥행을 이끄는 미국처럼 한국 영화 판도가 변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