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제2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의 사모펀드(PEF) 기업인수 대출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지난 2011년 PF에 대한 무분별한 대출이 금융부실로 이어지며 저축은행이 줄도산했던 게 사모펀드(PEF) 인수금융을 통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은행을 대상으로 PEF의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대출을 조사하고 있다. 보고펀드가 LG실트론 인수에 실패하면서 여기에 빌려준 금융권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와 비슷한 인수금융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전반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PEF 대출 조사에 나선 것은 자칫 LG실트론과 같이 PEF가 기업 인수에 실패할 경우 이를 위해 빌렸던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상장을 추진 중이던 LG실트론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인수금융 2250억원을 빌렸다. 그러나 LG실트론 지분 인수 실패로 인수금융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이들 은행은 보고펀드에 빌려 준 인수금융 회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은행의 PEF 대출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감원이 파악하고 있는 PEF 대출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당시 50조원에 달한 PF 대출잔액에 비해 적은 규모다. 그러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잠재된 금융권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PEF들은 통상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할 때 해당 기업에서 나가는 자금을 줄이고, 자기자본이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한다. PEF가 늘어나는 만큼 비슷한 규모의 대출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