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비 증설을 가속화하는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 여파로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등이 파산했다.
12일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 디램익스체인지 보고서,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화성사업장에 증살한 17라인 일부에 D램을 생산한다. 17라인은 당초 시스템반도체를 위해 설계됐으나 D램 물량도 일부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램익스체인지와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17라인의 월간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이 내년 초 1만장에서 연말께 4만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에 세 군데로 분산돼 있는 M10 라인을 내년 중 M14 라인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M14 라인은 300㎜ 웨이퍼 공장으로 내년 중반 무렵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하이닉스와 함께 과점 체제를 이룬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에 뚜렷한 라인 증설 계획이 없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삼성의 경우 17라인에서 증산되는 물량이 있겠지만 기존 팹(생산라인)에서 줄어드는 물량도 있기 때문에 연간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량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D램 가격 구조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디램익스체인지는 반도체 생산성의 척도인 나노공정 미세화는 20나노미터 전반대 진입을 앞두고 각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20나노미터대의 생산 비중이 점차 올라가겠지만 더 진일보한 생산 프로세스는 과거의 기술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예컨대 25나노미터에서 21나노미터로의 공정 전환은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