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혜옹주’는 허진호 감독의 ‘판타지’ 역사 멜로물이다. 판타지 영화라고 굳이 규정한 것은 조선왕조가 이렇게 멋있게 망했더라면 하는 희망사항을 스크린에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망국의 후예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건 팩트다.
영화에선 영친왕을 망명시키기 위해 덕혜옹주까지 나서 구출 작전을 돕는다. 덕혜
덕혜옹주(德惠翁主·1912.5.25~1989.4.21)는 고종이 회갑 되던 해에 귀인 양씨로부터 얻은 고명딸이다. “회갑 해에 태어난 자식은 그 어버이를 똑같이 닮는다”는 속담대로 덕혜옹주는 고종의 축소판 같았다. 바로 그 전해에 엄비를 잃은 고종에게 왕녀의 탄생은 큰 기쁨이었다. 산모 양씨에게 복녕당(福寧堂)이라는 당호를 내리고, 다음 날 산실에 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