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은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자가용이나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과 달리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건 큰 용기가 있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자동차로 다리를 건너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다 위를 내달려 언제든 섬의 정취를 누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가온다.
◇ 차창 밖 빛나는 섬의 군락, 고군산
문둥이시인, 아니 한센씨병, 나병 환자였던 한하운(韓何雲) 시인(1920~1975)의 대표작은 ‘보리피리’다. 세 번째 연에 ‘보리피리 불며/인환의 거리/인간사 그리워/피-ㄹ 늴리리’가 나온다. 인환은 人寰, 寰은 고을이나 세상이니 인환은 곧 사람 사는 세상이다. ‘파랑새’라는 작품을 보자. ‘나는/나는/죽어서/파랑새 되어//푸른 하늘/푸른 들/날아다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