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전은 버린다” 항공 마일리지카드 꼼수

1500원당 1마일 적립 기준 4400원 결제땐 1400원 절사금감원 “건별월별 바꿔야”…카드사 “적립기준 차이일뿐”

항공 마일리지카드 적립 방식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돼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항공 마일리지 적립 방식에 대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카드사들의 결제 건별 적립 방식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1000원의 결제 건당 1마일 혹은 1500원당 1마일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그러나 현대카드의 경우 1500원당 1.2마일로 기준을 정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계산이 복잡하고 또 절사되는 부분이 모두 카드사들의‘낙전 수입’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의 마일리지카드를 예로 들면 4400원을 결제할 때 1500원으로 나눈 뒤 3000원에 대해서만 2.4마일만 적립이 되고 나머지 1400원에 대한 부분은 적립이 되지 않고 버려진다.

반면 같은 결제 금액에‘1250원당 1마일’기준을 적용할 경우 3마일이 적립되고 버림(절사)하는 금액은 650원으로 줄어들어 고객 입장에서 훨씬 유리해지는 셈이다.

금감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일리지 적립 방식을 건별 적립이 아닌 ‘월별 사용총액’기준으로 바꾸거나 제각각인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해 카드사들과 협의할 계획이다.

월 결제 총액을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건별 적립 보다 절사 되는 부분이 줄어들어 소비자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

현재 월 결제 총액을 기준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곳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결제 건별로 적립하고 있다.

건별 적립 기준을 적용하는 카드사들은 “적립 기준의 차이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카드사들이 직접 쌓아주는 포인트와 달리 마일리지는 카드사들이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고객이 결제를 하고 전표 매입이 확정되면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카드사는 추후 정산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총액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주면 고객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고객이 승인된 결제 건을 취소할 경우 이미 적립된 마일리지를 차감해야 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 결제총액 기준을 적용하는 신한카드의 경우 취소거래시 마일리지 적립을 취소하지는 못하고 다음달 매출에서 취소액 만큼 마이너스로 잡아서 덜 적립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맞지만 적립 기준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므로 한 가지 기준으로 통일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일리지 적립 방식은 카드사들의 약관에 나와있지만 안내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카드사들이 마일리지 적립율을 산출하는 방식이 다른데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카드사들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