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어치 팔아 5원도 못 남긴다… 韓 제조업 수익성 ‘빨간불’

입력 2014-10-3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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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기업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3년 만에 모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특히 경제의 뿌리인 제조업 전반에 걸쳐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 매출 상위 4대 기업의 올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원 어치의 물건을 팔아도 5원이 채 남지 않을 정도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47조4500억원, 4조6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8.5%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4조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줄 곧 5조~10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11년 3분기 처음 10%를 넘어선 이후 14~17%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해왔다.

삼성전자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유통 재고량 처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보급형 시장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올 3분기 7.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1년 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후퇴했다. 현대차는 작년 2분기(10.4%) 이전까지 대체적으로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내왔지만 계속된 원화 강세로 판매관리비 등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주력인 정유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0.3%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와 올 2분기에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 올 2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이 상승했지만 3분기에 다시 하락했다. LG전자는 3분기 14조9164억원, 46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려 3.1%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LG전자 측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 경쟁 환경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제조업 체감경기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72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8월(72)과 같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애로 사항은 ‘불확실한 경제상황’(18.9%), ‘경쟁 심화’(12.4%), ‘수출 부진’(9.8%) 등 순이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보다 영업실적이 늘어난 기업이라고 해도 수익성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안 좋다”면서 “기업별로 매출이 계속 줄어들면서 비용구조가 약화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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